영혼의 거울(신작)

영혼의 거울 / 이복현

로뎀추리 2017. 8. 9. 13:54



영혼의 거울

 

         이 복 현   

 

 

 

어느 날


맑은 눈동자가 내게 와서 

 

어두운 내 얼굴을 비춰주었네

 

미처 몰랐던 

 

어떤 참회로도 닦지 못할 

 

깊은 흉터를 보여줬네

 

 

 

그리고 물었어, 간절하게

 

 

 

너는 속죄했니?

 

가시에 찔려 아픈 것들에게

 

신음에 귀를 막고

등을 밟아 건너온 아픈 것들에게

 

 

 

또 너는 감사했니?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

진흙에 뿌리를 둔 너를 

한 송이 연꽃으로 피워 올린 손들에게,

 

자비로운 바람과 은혜로운 햇빛,

목마름을 적셔준 한모금의 물에 대해

 

 

 

그리고 함께 운적 있었니? 사랑했니

 

네 얇은 한 뼘 그늘에 깃드는


외로운 물고기를,

 

두려움에 튀어 오른 작은 벌레 한 마리를,

 

빈 둥지를 찾아서

 

지쳐 돌아온 새의 목쉰 노래를,


슬픔이 지쳐, 지금은

잃어버린 마음의 주소를,

 

 

​지금쯤은 그리워? 그리워하니?

아직도 그 눈앞을 떠나지 못해

 

너 혼자서 닦고 있는 거울 속의 너를,