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 하나를 위해
단지
채송화 씨앗 같은
별 하나를 위해
밤은
수 만평 하늘에
푸른 융단을 깔아두고
휘영청 보름달을
등불로 켜서
하늘 한복판에 달아둔 것이다.
너를 향한 나의
간곡한 사랑처럼,
산이 날아가다
산이 날아간다.
산이 산을 버리고
먼 하늘로 날아오른다.
새들이 맨 처음
나는 법을 배운 건
바로 저 산의
날갯죽지 펴는 것을 보고
배운 것이다.
낙화
이대로 죽는다 한들
네게 남긴 열매 하나로
나는 웃는다
내 웃음의 시체들을 모아
너의 예쁜 찻잔 속에 넣어보렴
마지막 향기로서
지금 네게
입 맞추고 갈수 있도록,
고슴도치 사랑
너를 사랑하지만
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.
너를 사랑하므로
껴안을 수 없다.
치약
스며들지 않고서야 어찌
깊은 어둠을 닦을 수 있으랴
동굴 가득
라일락꽃을 피울 수 있으랴
어찌
어둠이 박혀 슴벅이는 자리마다
환한 아침을 불러올 수 있으랴
나의 시
바다를 찍어
하늘에 쓴다.
나의 문자는 상형문자
새들의 발자국을 닮았다.
물고기의 눈물과
바람의 입술을 닮았다
꽃의 자궁에서 태어난 씨알 같이
돌 속에 파묻어도 싹트고
밟고 뭉개어도 다시금
빳빳이 고개 들고
꿈틀대며 살아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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