영혼의 거울(신작)

별 하나를 위해 외 5편 / 이복현

로뎀추리 2017. 8. 9. 13:59




         

별 하나를 위해

 

 


단지

채송화 씨앗 같은

별 하나를 위해


 

밤은

수 만평 하늘에

푸른 융단을  깔아두고


 

휘영청 보름달을

등불로 켜서

하늘 한복판에 달아둔 것이다.


 

너를 향한 나의

간곡한 사랑처럼,





 

 

    

산이 날아가다



 

산이 날아간다.

산이 산을 버리고

먼 하늘로 날아오른다.

    

새들이 맨 처음

나는 법을 배운 건

바로 저 산의

날갯죽지 펴는 것을 보고

배운 것이다.

 

 

 

    


 

낙화  


 


 

이대로 죽는다 한들

네게 남긴 열매 하나로

나는 웃는다 


 

내 웃음의 시체들을 모아

너의 예쁜 찻잔 속에 넣어보렴 


 

마지막 향기로서

지금 네게

입 맞추고 갈수 있도록,





 

 

 

 

 

고슴도치 사랑



 

 

너를 사랑하지만

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.


너를 사랑하므로

껴안을 수 없다.



 

 

 

 

  

치약

 

 



스며들지 않고서야 어찌

깊은 어둠을 닦을 수 있으랴


 

동굴 가득

라일락꽃을 피울 수 있으랴 


 

어찌

어둠이 박혀 슴벅이는 자리마다

환한 아침을 불러올 수 있으랴





 

 

 

    

나의 시



 

 

바다를 찍어

하늘에 쓴다.


 

나의 문자는 상형문자

새들의 발자국을 닮았다.

물고기의 눈물과

바람의 입술을 닮았다


 

꽃의 자궁에서 태어난 씨알 같이

돌 속에 파묻어도 싹트고

밟고 뭉개어도 다시금

빳빳이 고개 들고

꿈틀대며 살아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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